2021. 9. 5. 14:14ㆍ카테고리 없음
성탄절과 러시아의 새해맞이
어느 나라든 그렇듯이 러시아에는 한국과는 많이 다른 이색적이고 신기한 경축일들이나 기념일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또한 비슷한 날이라고 해도 그날에 행사는 의식이나 행위는 매우 다르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러시아의 기념일들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러시아는 1917년에 소련 혁명 후에 신력(그레고리력)을 채택하였지만 지금의 러시아 정교회는 아직도 구력(율리우스력)의 사용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러시아 전통 축제와 경축일은 여전히 러시아 정교회의 전통에 따라서 대부분 율리우스력을 기준으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구력은 신력보다 약 매년 11분 정도 늦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 두 역법의 사이에서는 13일의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에서는 1월 7일에 성탄절을 기념하고 1월 13일을 새해로 간주한다는 점이 매우 신기합니다. 그리고 성탄절과 부활절 마슬레니차는 모두 러시아 정교와 관련된 경축일입니다. 러시아의 성탄절은 우리가 알고 있는 12월 25일 아니고 러시아 정교에 따라서 1월 7일입니다. 하지만 성탄절과 신년을 축하하는 분위기는 12월 말부터 시작되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그리고 새해맞이 행사 역시도 12월 31일 자정에 성대하게 기념한다는 점이 매우 인상 깊습니다. 새해 전날인 12월 31일에 가족과 친지들이 집에 함께 모인 다음에 새해맞이 파티의 식탁을 준비한 다음에 음식을 먹고 샴페인을 마시면서 텔레비전을 통해 행해지는 새해 행사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마침내 모스크바 크렘린에 있는 스피스 카야 시계탑의 종이 새해를 알리는 12시를 가리키는 방송과 함께 푸틴 대통령의 신년사를 시청하면서 삼페인을 터트리고 서로에게 키스를 하면서 새로운 해를 축하하는 것입니다. 이때 서로 새해를 축하합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새해 아침이 되면 겨울 할아버지와 눈꽃소녀가 집안의 크리스마스트리 밑에 선물을 두고 가고 어린이들을 그 선물들을 확인해봅니다. 이처럼 신력 1월 1일에 새해맞이를 한 러시아인들은 구력에 따라서 1월 14일에 또 한 번 전통적인 새해를 맞이하는 풍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슬레니차 맞이
마슬레니차라는 경축일은 한국인들에게는 매우 생소한 날 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이 경축일은 세계에서 오직 러시아에서만 존재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날인지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마슬레니차는 러시아의 전통적인 봄맞이 축제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부활절 8주 전인 약 2월 중순부터 3월 초순까지가 축제 기간이고 1주일 동안 치러집니다. 보통 마슬레니차가 끝나면 7주간의 매우 긴 금식 기간이 있으므로 러시아인들에게는 이 축제는 술과 음식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폭식과 유흥의 주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마슬레니차는 보통 일주일 동안 진행되고 월요일은 만남의 날, 화요일은 유희의 날, 수요일은 미식가의 날, 목요일은 폭음의 날, 금요일은 장모의 날, 토요일은 시누이의 날, 일요일은 용서의 날이라고 불립니다. 이때 러시아인들은 태양을 상징하고 있는 블린이라는 팬케이크에 버터를 바른 다음 배불리 먹고 전통에 따라서 다양한 놀이를 진행하고 짚으로 만든 인형을 불에 태우는 행위를 하는 등 겨울의 안 좋은 액운을 없애는 일종의 행사를 수행합니다. 이 축제기간 중에 보통은 많고 다양한 공연과 볼거리, 술과 음식 접대 등 다양한 놀이를 하고 남자들은 두 패로 나뉘게 되어 눈밭에서 격렬한 싸움을 벌이는 놀이를 즐깁니다.
저는 실제로 이 행사를 러시아에서 봤었습니다. 이 날은 러시아의 남녀노소가 함께 어우러져 축제를 즐깁니다. 특히 러시아의 겨울은 정말 혹독하고 길기 때문에 오랫동안 봄을 기다려온 그들의 염원이나 소원이 잘 반영되어 있다고 여겨집니다. 여러분이 만약 마슬레니차 기간에 러시아에 방문하게 되면 꼭 행사를 구경하러 가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부활절 맞이
한국에서도 부활절이 있듯이 러시아에도 부활절이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부활절은 종교적인 의미에서 가장 중요한 축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러시아인들은 부활절에는 이 세상과 저 세상과의 경계가 투명해지는 날이기 때문에 그날만큼은 망자와 교류할 수 있는 날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활절 전날 저녁에 러시아인들은 보통 성당에 모여서 예배를 드립니다. 그리고 자정 예배가 시작되면서 세 번 정도의 키스와 함께 사제가 기쁜고 당찬 목소리로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하셨습니다라고 외치면 정교회 신자들은 진정으로 부활하셨다고 말하면서 서로에게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부활절에는 러시아인들은 아름답게 꾸민 달걀인 파산 카를 서로 선물로 주고받습니다. 그리고 부활절 예배를 마친 뒤에는 십자가와 이콘을 들고 마을을 도는 행사는 십자가 행진을 합니다. 이 행사는 기독교의 축일인 부활절에 이교적인 풍습이 결합되어 있는 러시아 정교만의 독특한 방식이고 이 행사의 중요한 목적은 행사를 거행하는 그 마을 전체의 행복과 풍년을 기원하는 전통입니다.